“엄마·아빠가 듣던 노래로 그 때 그 시절 느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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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결성 35주년
‘100대 명반’ 꼽힌 2집 재발매
김종진 “고 전태관 보고싶어”

“‘엄마·아빠가 듣던 노래 죽이지? 우리 이렇게 멋있었다’고 말하길 빕니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사진)이 새롭게 믹싱한 앨범을 내놓으며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김종진은 16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봄여름가을겨울 2집을 35년 만에 다시 내놓는 것을 기념하며 ‘35주년 2024 MIX’ 간담회를 열었다. 이는 ‘어떤 이의 꿈’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등이 담겨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꼽힌 정규 2집의 오리지널 아날로그 멀티 테이프를 다시 믹스해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김종진이 직접 석 달간 믹스를 진행했으며, 세계적인 엔지니어 버니 그루만이 마스터링을 맡았다.

김종진은 “과거 음악에 담긴 에센스(정수)를 간직하며 모든 세대가 같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서 “예전부터 극상의 음질을 추구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음악 애호가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도구를 활용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종진은 세대 간 음악의 단절을 안타까워하며 “예전엔 남녀노소가 다 똑같은 음악을 들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같은 음악을 듣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부모와 자녀가 봄여름가을겨울을 같이 들으면서 ‘우리는 이런 음악을 들었는데 너희도 들을 만하니?’ ‘우린 이런 음악 들었어. 사운드도 죽이지? 우리 이렇게 멋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멤버 전태관을 회상하며 “보고 싶다”고 말한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바둑에 빗대며 “조치훈과 같은 바둑 기사의 한 수만 보고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듯, 어느 구절만 들어도 ‘이건 봄여름가을겨울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