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21일 회동… ‘차담 독대’ 유력

韓, 金여사·쇄신 등 3대이슈 외
박민수 복지차관 경질 요청할듯
용산 “형식·의제 尹 결단 남아”

‘빈손회동’땐 양측 모두에 부담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오는 21일 ‘차담(茶談) 독대’를 갖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오·만찬 대화 대신 차담을, 주요 인사가 배석하는 면담 대신 독대를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앞세워 쇄신을 요구하고 대통령실은 전혀 다른 인식을 보이는 만큼 정국 전반에 대한 논의가 90분 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최종 결단을 해야 한다”면서도 “21일에 차를 마시며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대표는 회동을 앞두고 김 여사와 관련한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를 공론화하고 있다. 한 대표는 독대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직접 이러한 요구사항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교체 건을 포함한 의정갈등 해법 마련, 당정관계 재정립을 위한 대통령실의 전향적 노력 등도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깊이 있는 대화를 원하실 때 차담 자리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며 “독대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깊이 있는 대화를 하시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당정은 김 여사 의혹을 고리로 야당이 정략적 탄핵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이번 독대가 ‘빈손 회동’이 돼서는 안 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충분한 대화를 나눈 후 필요한 조치를 하나둘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한 대표는 ‘즉각적 조치’를 요구하는 반면, 윤 대통령은 ‘단계적 조치’를 시사하며 온도 차가 드러날 수 있다. 각자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설 경우, 당정 및 당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손기은·김규태·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