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명태균 의혹’ 당무감사 착수… 진상규명한뒤 수사의뢰 유력 검토

한동훈“黨이 휘둘린다는 오해
최대한 엄정·투명하게 조치를”

여심위, 여론조사 제도개선안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당무감사위원회 첫 회의에서 불법 여론조사 의혹이 제기된 명태균 씨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한다. 사실관계를 규명한 뒤 수사 기관에 수사 의뢰를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명태균 씨라는 분이 계속 ‘살라미’ 식으로 하나, 둘씩 던지고 있어 마치 보수정당이 그 사람의 말에 휘둘리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무감사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대표 공격 사주 의혹이 제기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진상조사도 실시한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최근 한국조사협회·한국정치조사협회에 여론조사 신고 면제 대상 축소, 응답자 인센티브 제공 의무화, 선거 여론조사 일정 사전 공개 금지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선거 여론조사 제도 개선안’을 발송했다. 개선안은 모든 인터넷 언론사와 잡지 등 정기간행물 사업자에 여론조사 사전신고 의무를 부여하도록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108조는 정당·방송사·일간지·뉴스 통신사와 함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언론사는 사전신고 면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명 씨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자신이 대표인 지역 인터넷 언론 ‘시사경남’ 등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돌려 사전신고 대상에서 빠져나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심위는 선거 출마자들이 여론조사 일정을 사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지자 참여를 독려한다는 명분으로 조사 일정을 유출하면 피조사자 선정 과정의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 개선안은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의 ‘성실 응답자’에게 인센티브 제공(의뢰자 부담)을 의무화는 내용도 포함했다. 다만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여론조사 비용 증가로 조사 횟수가 줄어들어 국민 알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

여심위는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의 조사방법 단일화에 대한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면접과 자동응답서비스(ARS) 등 조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 유권자 혼란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사실상 응답률이 떨어지는 ARS 조사를 배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반발이 예상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나윤석·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