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국감서 부산시·경찰, 엑스포 유치 실패·조폭 관리 문제 지적…이재명 피습 뒤 서울행 논란 재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2일 부산시청에서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시 산하 기관 감사 시장 캠프 출신 전문성 지적도
YS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관련 여론 수렴 문제 지적도
경찰, 수도권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징계 받은 것도 도마에

부산=이승륜 기자



22일 부산시청과 부산경찰청에서 각각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2030부산세계엑스포 유치 실패와 시 산하기관 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문제로 제기됐다. 또 부산 경찰의 조폭 관리 방식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시의 전략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당 의원과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엑스포 유치가 실패할 수는 있지만, 득표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저조했다"며 "정부와 부산시가 국민과 시민을 우롱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BIE(국제박람회기구) 179개 회원국이 투표하는데, 왜 국내 홍보비를 더 많이 썼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막강한 자본력과 정치적 네트워크를 고려해야 한다"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150개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부산을 방문하며 얻은 것도 많다"고 답변했다.

이에 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엑스포 유치 도전은 여야를 떠나 모두가 함께했던 일"이라며 "유치 실패 후 민주당이 태도를 180도 바꾸고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또 박 시장 선거 캠프 출신 인사들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감사로 임명된 것을 두고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을 등용했다"며 "이들이 부산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가 추진 중인 ‘YS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건립과 관련해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시민의 50.1%가 ‘민주주의 미래관’을 선호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념관 명칭을 YS 기념관으로 변경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광주에 김대중 기념관이 있듯이, 부산에도 김영삼 기념관이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이어 "YS 기념관이라고 하지만, 부산의 부마 민주항쟁을 비롯한 부산 민주주의 역사를 오롯이 담을 수 있는 기념관"이라면서 "개인 기념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피습 이후 헬기를 타고 서울대에서 치료 받은 일의 적절성을 두고도 여야 간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은 헬기 이송에 과도한 의료 자원이 낭비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지역 의료에 대한 불신 또는 이 대표 본인의 필요에 의해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이재명 의원의) 목에 칼이 찔렸다. 위중한 상황이었던 것을 감안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여기 계신 의원 중 서울 쪽 병원에 한 차례도 안 가본 의원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부산경찰청 감사에서는 부산의 조직폭력 증가에 대응한 경찰의 대응 효율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인터넷에 ‘부산 조폭’을 검색하면 집단 난투극과 경찰의 정보 유출, 뇌물수수 사건이 다수 검색된다"며 "조직폭력배들이 단합대회를 열고 소셜미디어에 파티 사진을 올리는 등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 의원은 "부산은 서울보다 인구가 3배 적지만 조폭 구성원 수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조폭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조폭 도시 부산이란 오명을 벗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올해 부산 서면에서 조폭이 지나가는 행인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뼈가 함몰될 정도로 폭행했는데도 경찰이 체포하지 않고 신원만 확인해 보냈다"며 "경찰이 조폭 관리명단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수환 부산경찰청장은 "19개 조직 426명의 조직폭력배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서면 사건의 경우 형사가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사후에 가해자를 구속했다"고 해명했다. 김 청장은 "조폭 도시 부산이란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관련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매뉴얼을 개선하고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경찰의 비위 문제도 거론됐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부산경찰청은 52명이 징계를 받아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징계자가 나왔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조직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교제 폭력 살인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의 범죄 예방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피해자가 3차례나 신고했는데도 결국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 보호뿐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유사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