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질병 취소도 위약금… 해외여행 특별약관 주의보

작년 피해구제 신청 330%↑

고령자(60세 이상)의 해외여행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출발 전 계약 해제와 위약금 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특별약관이 적용된 해외여행 상품은 고령자들이 건강상 이유로 계약을 취소해도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해외여행 관련 60세 이상 고령자의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37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42건) 대비 330.9% 증가한 181건이 접수됐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를 보면 ‘출발 전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불만’이 63.8%(236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계약불이행’ 12.7%(47건), ‘품질·용역 불만’ 8.9%(33건) 등 순이다. 출발 전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불만 사건의 세부 내용을 보면 상해·질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계약 해제가 43.6%(103건)로 가장 많았다. 가령 60대 남성 A 씨는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베트남 여행을 계약하고 90만 원을 냈으나 여행 하루 전 발등 골절 사고를 당해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환불을 거부당하자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했다.

소비자원이 국내 8개 여행사와 9개 홈쇼핑사가 판매하는 해외여행상품 426개의 약관을 조사한 결과, 306개의 상품이 특별약관 또는 특별약관과 표준약관을 혼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시 여행사와 소비자가 별도로 합의한 특별약관은 표준약관보다 우선 적용된다. 특별약관이 적용되는 상품은 고령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하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여행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취소할 경우 위약금이 발생하는 특약이 포함된 계약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