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쓰고 난방비 뚝… 울산에 세계 첫 ‘탄소제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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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시범도시 3곳 중 첫 준공

수소생산·이송·활용 체계 구축
북구 율동 위드유아파트에 적용
난방·가스비 70% 수준으로 절감
수소전지 열병합발전소도 조성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울산에 전 세계 처음으로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탄소제로(zero) 아파트’가 조성됐다. 특히 난방비가 일반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도시가스비의 70% 수준으로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높아 탄소제로 아파트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울산시는 25일 북구 율동지구 위드유아파트에서 ‘수소시범도시 조성사업’ 준공식과 함께 탄소중립 아파트 제막식을 가졌다. 울산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대규모 탄소제로 주거지역을 조성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해 이상주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소시범도시는 수소의 생산과 이송, 활용까지 이뤄지는 수소생태계가 구축돼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국토부는 지난 2019년 울산시와 경기 안산시, 전북 완주군·전주시 등 3곳을 수소시범도시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이 중 울산시가 가장 먼저 사업을 준공했다. 울산시는 지난 2020년부터 모두 487억 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한 탄소 중립형 주거모델 구축이다. 울산시는 울산도시공사가 시행한 북구 율동 국민임대주택인 위드유아파트(437가구)를 수소시범도시로 정하고, 울산국가산업단지에서 이곳까지 10.5㎞ 구간에 수소관을 설치했다. 산단에서 생산되는 상업용 수소와 기업들의 생산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생 수소의 이동 통로다.

아파트 인근에는 수소를 원료로 전기와 온수 등 에너지원을 생산할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를 조성했다. 최대 1.32㎿의 전기생산능력을 갖춘 규모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이 아파트에서 충분히 사용하고 남는 양이지만, 현재 전기공급사업은 한국전력공사만 가능한 만큼 모두 한전에 판매한다. 울산시가 현재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 마무리되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한전을 거치지 않고 아파트와 직거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발전소에서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열로 물을 데우는데, 이 물은 인근 위드유아파트의 온수와 난방수로 공급된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는 도시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에너지원으로 생활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하나도 없는 주거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울산시는 현재 난방용 온수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데,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 비용의 70%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주민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번 수소시범도시 조성사업을 계기로 수소 인프라를 더욱 확충,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친환경 수소 선도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