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임금근로자 5명 중 2명이 비정규직, ‘비중 역대 최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에서 열린 ‘제2회 청년과 기업이 손 잡(JOB)는 대구-단디 잡(JOB)자! 페스티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0년간 정규직 35만↓·비정규직 39만…시간제 비중 증가 영향

20대 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역대 최고인 약 43%로 추산됐다. 지난 10년간 시간제 비중이 2배로 늘어나면서 이 같은 추세를 이끌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000명 중 43.1%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8월 기준 역대 최고 비중이다. 20대 비정규직은 8월 기준으로 2014년 106만9000명에서 2017년 115만7000명, 2020년 128만3000명, 지난해 142만3000명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정규직은 같은 달 기준 2014년 227만5000명에서 2018년 235만3000명까지 늘었다가 2020년 211만6000명 등으로 감소해왔다. 올해는 192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0만 명을 밑돌았다. 10년간 정규직은 34만6000명 줄었는데, 비정규직은 39만2000명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한 임금근로자는 4만5000명 증가했다.

20대 고용률은 58.2%에서 올해 61.7%로 높아져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 가장 높았다. 비정규직 증가가 이 같은 고용 호조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 형태별로는 20대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가 81만7000명으로 10년 전보다 40만1000명 증가해 한시적 근로자(23만9000명)·비전형 근로자(-1000명)보다 늘었다.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2.4%에서 24.1%로 2배가량 높아졌다. 20대 비정규직 증가의 대부분이 시간제 근로 형태 확산으로 설명되는 셈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게 일한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일을 하려는 경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발적 비정규직’ 비중도 전체의 66.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사유로는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59.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고용 시장이 신입보다 경력직, 정기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관련 경력을 쌓기 위해 비정규직에 과거보다 많이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기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15∼29세) 중 첫 일자리가 계약 기간 1년 이하의 임금 근로였던 비중은 31.4%를 차지해 관련 통계가 공표된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계약 기간 1년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20대 ‘쉬었음’은 지난 8월 43만8000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에 따라 최근 청년 고용 관련 주요 지표가 호조를 보이지만,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비정규직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면, 다른 연령대는 비정규직 비중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정규직 비중이 역대 최고였던 때를 보면 8월 기준으로 30대는 2004년(32.2%), 40대는 2005년(36.3%), 50대는 2004년(43.4%), 60세 이상은 2021년(73.7%)이었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은 “그간 높았던 취업자 등의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통상 이럴 때 20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그러한 맥락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