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글로벌 톱5”… 키플레이어들이 뛴다[창간 33주년 특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창간 33주년 특집

반도체·자동차·바이오 ‘톱티어 질주’… AI·스마트팩토리 ‘신사업 속도’

올해가 우리나라가 늘 추격 상대로만 여겨온 일본을 제치고 세계 5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지 경제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방 직후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700달러에 불과했던 불모지에서 대한민국 주식회사가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대역사다.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는 물론 자동차·선박 등 전통 산업과 K-컬처를 토대로 한 대중문화까지 국내 기업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각인하고 있다.

31일 무역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정부 목표인 ‘사상 최대 수출액 7000억 달러, 세계 5위 수출국 진입’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수출 글로벌 빅5는 중국·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 등이다. 올해 한국 수출 전반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 추세라면 연간 목표치인 7000억 달러 달성은 물론 일본을 제치고 세계 수출 5위 국가로의 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70조 원 이상의 분기 매출 실적을 거둔 뒤, 3분기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79조 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수출을 주도했고, 차세대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서비스 공동 개발에도 나서는 한편, 연구·개발(R&D) 인력을 생산 현장에 전면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하면서 혁신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분야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그룹 또한 AI 밸류체인 건설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의 위상을 견고히 하기 위해 미래 친환경차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LG그룹 또한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 기업도 활발하다. CJ그룹 산하 CJ CGV는 미국 등 전 세계 417개 상영관에 스크린X 기술을 수출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웹툰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카카오는 아이브, 아이유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투어를 기획하며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K-바이오 또한 강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000억 원의 위탁생산(CMO)을 수주해 연간 수주액 4조 원을 넘겼다. 셀트리온도 연내 100%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 설비 증설에 나선다.

수출은 국가 위상 제고는 물론 실질적인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다만 자국우선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학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수출 글로벌 빅5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수출은 한국을 벗어나 국제무대에 서는 것인 만큼,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저해되는 요인들을 제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특혜나 지원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기업과 동등한 자격과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출 강국의 주역인 기업이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사업할 수 있도록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김 회장은 “기업들 또한 디지털 전환, AI, 스마트팩토리 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일보는 초격차 경쟁력 확보, 신수종 사업 육성, 신시장 개척 등에 나서는 국내 기업 현장을 찾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