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견 앞당긴 추경호의 ‘뚝심’ … 한동훈과 잇단 불화설에 역할 고민

‘秋 통해 韓대표 패싱’ 뒷말도
한동훈 오늘 소집회의엔 불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게 파인 가운데 추경호(사진) 원내대표의 행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앞당기는 데 추 원내대표의 건의가 주효했다는 의견과 함께 “추 원내대표를 통해 대통령실이 한동훈 대표를 패싱하고 있다”는 뒷말도 끊이지 않는다.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이) ‘이렇게 해서 담화를 하게 됐다’라고 하는 모습은 국민이 바라볼 때는 기존과 달라진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4일 만나 기자회견 일정을 앞당겨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이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4일 오전 공개적으로 쇄신을 요구해 그날 저녁 기자회견이 앞당겨진 것을, 추 원내대표가 자신의 공으로 포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표가 오전 주재한 국방·외교 긴급점검회의와 오후 소집한 3·4선 의원 간담회에 모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오전 긴급점검회의는 예산 등 다른 일정이 있어 못 가게 된 것이고, 간담회는 이미 중진들과 원내대표가 만났었기 때문에 안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가 오해를 받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성사 과정에서도 필요성을 대통령실에 꾸준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결과가 좋지 않았던 데다가 면담 당일 저녁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며 ‘한 대표 패싱 논란’에 불을 지피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성사를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는데, 한 대표를 패싱하는 것으로 비쳐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한 대표 간 갈등을 해소하는 데 있어 자신의 역할을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표와의 불화설에 대해 “불편한 기류가 있을 게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