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로 새벽까지 달린 대학생…출근 30대 치고 ‘술타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3차까지 술을 마신 대학생이 새벽 시간 음주운전을 하다 출근하는 30대를 치고 도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특히 대학생은 조치 없이 귀가한 뒤 ‘술 타기’(음주운전 사고 후 술을 마셔 음주 시점을 조작하는 것)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수정경찰서는 5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대학생 A(22)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갓길을 주행하던 B(37)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쓰러진 B 씨를 놔두고 그대로 도주했다. B 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1.5㎞ 남짓 떨어진 오피스텔에 주차된 A 씨 차량을 발견하고 오전 7시쯤 내부에 있던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수도권의 한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A 씨는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3차에 걸쳐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당시 A 씨는 경찰관에게 빈 술병 등을 보여주며 "집에 와서 술을 마셨다"고 거짓 진술하는 등 이른바 ‘술 타기’도 시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 씨가 증거 인멸을 위해 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확보했다.

경찰 측은 "오피스텔 5층에 거주하는 A 씨가 뛰어내릴 수 있는 점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 에어 매트를 설치하고 현장에 진입했다"면서 "A 씨가 인근 주점 2곳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자백을 받은 상태다"고 전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해자 B 씨는 본인이 운영하던 무인 빨래방에 업무를 보러 가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무인 빨래방과 온라인 쇼핑몰을 함께 운영하던 건실한 사업가로 알려졌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