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법 권위자 이시윤 전 감사원장 별세[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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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법 권위자로 헌법재판소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이시윤 전 감사원장이 9일 별세했다. 89세.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58년 제10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춘천·수원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에서 6년간 교수로도 일했다. 고인은 이론을 겸비한 법관으로 통했다. 특히 민사소송법과 민사집행법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대가로 인정받았다. 1982년 그가 펴낸 민사소송법 교과서는 법학도들의 필독서로 꼽혔다.

1988년 초대 헌법재판관이 돼 헌법재판소 초기에 이론적 기틀을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독일의 헌법재판 제도를 연구한 그는 초대 조규광 헌재소장을 설득해 헌법재판을 국내에 도입하는 데 힘썼다. ‘한정 합헌’ 등과 같은 현재의 헌재 각종 결정 양식과 권리구제형 헌법소원도 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헌법재판관 재임 중이던 1993년 김영삼 정부의 감사원장으로 임명됐다. 감사원장 퇴임 후에는 한국민사소송법학회 회장을 지냈고 경희대 법대 교수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광득·항득 씨, 며느리 김자호, 이선영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2일 오전 8시 02-2227-7500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