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관 때려놓고… ‘강경 진압’ 이슈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석방 촉구”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지난 9일 정권 퇴진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노조원들에 대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다시 고개드는 ‘폭력 집회’

민노총 불법행위 사전기획 정황
용산 대통령실 인근 연막탄 사용

전농은 화물차로 경찰관 밀기도
경찰에 폭력사태의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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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집회·시위 현장의 어두운 모습이었던 경찰관 폭행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5명의 경찰 부상자가 나온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의 경우 민주노총 지도부가 불법행위를 사전 기획한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집회의 경우 주최 측이 이슈화를 위해 경찰과의 충돌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기까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찰청의 불법폭력시위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경력폭행 유형 불법폭력시위는 10월까지 9건에 달한다. 9일 집회에서도 경찰관 폭행이 이어지면서 10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골절상이나 인대 파열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두 달 전에도 이미 경찰관 폭행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 이 단체가 9월 28일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 집회 뒤 행진까지 마친 일부 참가자는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연막탄을 사용한 퍼포먼스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참가자 1명이 연행됐다.

올해는 민주노총 외에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폭력 사용이 두드러졌다. 3월엔 전장연 활동가가 출근길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관의 머리 부위를 때린 혐의로 체포됐다. 한 달 뒤인 4월엔 한성대입구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휠체어로 경찰 방패를 밀어낸 이 단체 활동가들이 체포됐고, 7월엔 마포대교를 기습 점거한 활동가들이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들을 휠체어로 들이받았다.

물리력을 동원한 폭행이 한층 위험한 상황으로 번지기도 한다. 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관계자는 7월 4일 ‘전국농민대회’ 집회에서 농기계를 실은 화물차로 경찰관들을 밀어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경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8월엔 경기도의사회 회원이 용산구 이태원광장에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그늘막을 집회 현장으로 가져가려다가 이를 막는 여경의 뺨을 때린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처럼 폭력이 빈발해도 주최 측은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잦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11일 오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탄압이 의도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본 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남대문경찰서가 경고 방송을 한 다음에 기동대가 무리하게 진압을 하기 시작했다”고 강변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평화적 집회·시위로 유도하더라도 참가자들은 방해하거나 저지하려 한다고 생각해 군중심리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처럼 사회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집회·시위 폭력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