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김호중, 1심서 징역 2년 6개월

위험운전치상 등 유죄로 ‘중형’
법원 “도주 무책임·죄질 불량”

소속사 대표·본부장도 ‘실형’

음주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사진) 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3일 위험운전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를 들이받아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허구의 통화 내용을 남기고 모텔 입실 전 맥주를 사는 등 일말의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CCTV에 비틀거리는 모습이 잡혔음에도 납득이 어려운 변명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이날 법정에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선고 내용을 듣다가 끝자락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선고 후에는 시선을 밑으로 내리고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 경위를 따라갔다. 팬들이 앉은 방청석 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날 법정 안팎에는 소속사 관계자와 팬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김 씨는 5월 9일 오후 11시 44분 서울 강남구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도주 후 소속사 직원 등에게 허위자수를 종용하고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경찰에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매니저 장모 씨가 허위자수를 했지만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고 김 씨는 열흘 만에야 범행을 인정했다. 김 씨는 수사과정에서 음주 사실을 시인했지만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는 못했다. 김 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셔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소속사 대표 이모 씨에게 징역 2년, 전모 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매니저 장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