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트럼프 취임하면 이란 핵시설 타격능력 재점검”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 판단
바이든에 공개적 불만 표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직후 이란 핵시설 타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원을 등에 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라엘이 실제로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 가자 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외교·국방 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능력을 재점검할 것”이라며 이란 핵시설 타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이 현재까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특정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경고 때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동의 없이도 언제든지 이란의 핵·정유시설 등 핵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마련되면 실질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40년 지기 절친’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진행한 공개 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중요한 순간에 반대했고, 소극적이었고, 적을 위협하지도, 제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지상전에 나서려 할 때도 미국은 항상 ‘폭격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언제나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강행한다면) ‘혼자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항상 무기 선적 지연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했다”며 “그럴 때마다 난 손톱으로라도 싸울 것이라고 말하며 맞섰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막판 일부 전선에서라도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과 헤즈볼라 측이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은 19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 특사를 급파해 레바논 측과 휴전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