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수 한파’ 콕 집은 IMF… 올 성장률 0.3%P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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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치 2.5% → 2.2%

불확실성 높고 하방리스크 커
내년 전망도 0.2%P 하향조정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적절
글로벌 충격 대응책 마련 시급”

국제통화기금(IMF)이 20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것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연구기관과 마찬가지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IMF는 내년 경제 전망 역시 잠재성장률 수준인 2.0%로 제시하면서도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1%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단장은 이날 ‘2024년 IMF 연례협의 결과’ 발표 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린 데 대해 수요 회복 약세를 들며 “내수 부진 이유를 보면 가계 구매력 저하, 공공부문 부채 부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 수출은 10월까지 13개월 연속 플러스로 올해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가 예상되지만 최근 중국 경기부진 등으로 수출 여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민간 소비가 전 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KDI 역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건설투자 부진 등 더딘 내수 회복세를 고려해 한국 성장률을 8월 2.5%보다 0.3%포인트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도 2.5%에서 2.2%로 낮추며 내수 회복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IMF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내년 여건도 녹록지 않다고 봤다. 아난드 단장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하방 리스크가 더 큰 편”이라며 △상대국 경제성장 둔화 △지정학적 긴장관계 고조 △중동사태와 관련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했다.

IMF 미션단은 “국내외 환경 변화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난드 단장은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과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최근의 여러 차례 글로벌 충격에 잘 대응해 왔다”며 “성장은 회복세를 보였고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하락했으며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의 경우 “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하다”며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disorderly) 시장 상황을 방지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