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주도’ 기회 못잡는 與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지금, 국정 시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페루와 브라질에서 각각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정진석(왼쪽) 비서실장과 악수하며 시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쇄신 동력 못 살리고
당원 게시판 ‘내부 총질’만
尹 귀국… 인적개편 등 주목
국정지지율 8%P 올라 27%

경제상황이 악화하는 등 시급한 국가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내부 총질’에만 몰두해 개혁·쇄신 동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원색적 비난전까지 벌어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입장조차 밝히지 않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비겁한 침묵”이라며 “(가족들이 쓴 게 맞는다면) 이런 비열한 정치공작·여론조작을 했는데 얼굴을 들고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나”라고 공격했다. 권성동·김기현 의원 등 친윤계 중진들도 공개적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친한계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으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사무부총장은 전날 채널A 유튜브에서 친윤계를 향해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사람들, 한 대표 공격으로 먹고살던 정치인들”이라고 직격했다. 진종오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친윤계를 겨냥해 “우리 당을 분열시키고 당정을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전화 녹취 공개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당 내에서 당원게시판의 대통령 부부 저격 글 작성자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파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은 셈이다.

‘자중지란’을 향한 민심은 싸늘하다. 남미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윤 대통령의 인적개편·쇄신 폭에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여당도 함께 시너지를 내야 할 때에 오히려 내부 분열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는데 여당은 ‘내부 총질’에 몰두하며 반사이익에만 기대는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부 갈등 표출을 최소화하고 쇄신 논의에 집중해 민심을 얻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8∼20일 진행한 11월 3주 전국지표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8%포인트 오른 27%로 나타났다. 부정률은 74%에서 68%로 내려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