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는 성폭행, 맥마흔은 10대 성학대 묵인 의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전승훈 기자

보건지명자는 ‘백신음모론’
DNI국장은 업무능력 논란

21일(현지시간) 맷 게이츠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는 자진 사퇴했지만 트럼프 2기 내각 지명자 중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이 적지 않아 상원의 인준을 받기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고,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해당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헤그세스 지명자가 몸에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문신을 잔뜩 새겼고, 극단주의적 성향 탓에 워싱턴 주방위군 소속이던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관련 임무에서 배제된 이력도 지녔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린다 맥마흔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트럼프 1기 중소기업청장도 성(性) 관련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남편 빈스 맥마흔과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맥마흔 지명자가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전직 링보이 5명이 맥마흔 지명자를 상대로 지난달 민사소송을 내면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공중보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한 전력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하는 등 20년 동안 백신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 ‘백신 접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와 같다’ 등의 주장을 펴 비난을 받았다. 백신 말고도 에이즈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물에 든 화학물질이 어린이의 성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음모론을 꺼낸 적도 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역시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가 하원의원 시절인 2017년 1월 시리아를 방문해 독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2차례 만난 것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자국민 수만 명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은 알아사드 정권과 접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인데, 개버드 지명자는 자신과 알아사드 대통령과의 만남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비유해 논란을 키웠다. 정보 관련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