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사일에 북한군 장성 부상

WSJ “첫 고위급 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서방 제공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은 가운데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고위 장성이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군 파병 이후 북한군 고위급 장성이 피해를 본 첫 사례로, 최근 우크라이나전 확전 흐름에 북한군 부상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관리를 인용해 최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고위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쿠르스크에 병력을 파견한 후 북한 고위 장교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해당 북한군 장교가 얼마나 다쳤는지와 그의 신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1만1000여 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장교 최소 500여 명이 동행했으며, 고위급 장성으로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 등 3명이 포함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했다. 특히 김 부총참모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측근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지면서, 이번 부상자 신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번 북한군 장성의 부상은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영국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SNS 등에 올라온 영상에는 스톰섀도 최대 12기가 쿠르스크 마리노 마을의 군 지휘 본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타격했고, 해당 본부가 북한군과 러시아군 장교들이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우크라이나 언론은 전했다. 한 러시아 블로거는 공격 당시 북한 군인 여러 명이 그 본부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사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북한군 최고위 장성들이 러시아군 지휘관들과 은신해 있는 ‘지하 통제실’을 갖춘 쿠르스크의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스톰섀도가 동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쿠르스크 공격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알려진 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모든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게 “공정한 게임이자 공정한 표적”이라면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