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더 단순해지는 농업의 세계, 전광진의 ‘농사 연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k322934553_1 상추쌈 제공

초소형 경운기와 씨뿌리개, 모종 이식기까지. 도시를 벗어나 논밭을 향하면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기계들이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있다. 우리 시대의 농부는 변하고 있다. 그 인원도 줄어들었지만, 성인이 된 뒤에 농사를 시작한 이들이 늘면서 그들은 스스로 연장을 만들고 다른 연장을 요구한다.

이 책 ‘농사 연장’(상추쌈)은 이처럼 해마다 새롭게 생겨나는 새로운 연장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작은 농사에 걸맞는 새로운 연장들이 해마다 생겨난다. 근력이 약하고, 걸핏하면 허리가 아프고, 손놀림이 정교하지 못하기가 쉬운 농부들이다. 허리가 아프지 않게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연장, 반쯤 자동화해서 혼자서도 일을 빨리할 수 있는 연장, 손놀림을 정교하게 돕는 연장,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연장. 이런 것들이 새로운 연장들의 특징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농사 연장 그림 상추쌈 제공

세밀화를 그려온 김종현 작가의 그림이 더해지며 작은 농사 연장의 모습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2008년 귀농생활을 시작한 저자가 10면 넘게 이어온 농사 연장 체험과 연장 그림을 통해 닭을 키우고, 과일나무를 심고 잡곡 농사를 하는 시골 생활이 그려진다.

이 책에 나오는 새로운 연장들은 흔히 ‘적정기술’이라고 불리는 기술과도 이어져 있다. 최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이미 있던 기술들을 필요에 맞게 다시 가져오고 조합한 결과물이다. 오랜 전통의 농업과 대규모 최첨단 농업 사이에서 생겨난 새로운 농업의 자리가 있다. 더 작은 것, 더 단순한 것의 세계가 이 작은 논밭에 있다.

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