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직할체제, 파운드리엔 북미통… 삼성, ‘반도체 리스크’ 대응 쇄신인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사장단 쇄신 삼성전자가 27일 반도체 사장단을 전격 교체하는 ‘2025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반도체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 삼성전자 DS사장단 인사

전영현 부회장이 메모리 챙겨
HBM 경쟁력 등 리더십 강화
파운드리는 트럼프 2기 맞춤
DS 사장급 보직도 2곳 신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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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분야 사장단을 전격 교체하고, 사장급 보직을 신설한 것은 후발주자로 전락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등의 주도권을 되찾고, 초격차 경쟁력과 위상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내부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장에 미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던 북미 전문가를 전격 등용하면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하는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DS 분야 전격 쇄신이다. 지난 5월 투입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제외하면 메모리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핵심 사장단을 모두 교체했다. 전 부문장은 대표이사로 내정, 2인 대표이사 체제도 복원했다. 아울러 전 부문장이 직접 메모리사업부장은 물론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한다. 메모리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취지다.

최시영 사장이 담당했던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한진만 DS부문 미주(DSA)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는다. 한진만 사장은 2022년 말 미주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끌어왔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에 제동을 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맞춤형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현대자동차도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차기 대표로 발탁하면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26일(현지시간) 재차 밝히면서 이날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3%가량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만 두 곳의 보직을 신설했다. 파운드리사업부에 신설한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배치했다. 또 DS부문 직속 사장급으로 신설한 경영전략담당에는 김용관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자리한다.

TV와 가전,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분야는 대부분 유임됐다. 한종희 DX부문장 겸 생활가전(DA)사업부장은 종전대로 겸임한다. 한 부문장은 DX부문장 산하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에 위원장 업무를 추가로 맡아,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인 이원진 상담역이 글로벌마케팅실장을, 삼성 첫 여성 사장인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은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이동한다. 이 밖에 미래사업기획단장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롭게 맡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김경아 개발본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CEO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