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맛’…국립농업박물관, 한국 장 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원 전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립농업박물관이 마련한 기획전 ‘기다림의 맛, 시간’ 포스터. 국립농업박물관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음식을 발효시켜 먹는 한국 장(醬)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자리한 국립농업박물관이 마련한 기획전 ‘기다림의 맛, 시간’으로, 추사 김정희의 간찰과 메주를 이용한 미술작품 등이 전시됐다.

국립농업박물관은 내년 2월 2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를 열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식의 기본 재료인 장이 지닌 역사성과 전통성을 되짚어보고 우리 발효 음식을 과학적인 시각에서 조명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심사해 등재권고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우리 장 담그기 문화가 23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될 지에 관심이 모인다.

전시는 ‘장의 과거를 보다’ ‘생명을 만들다’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 등의 주제 전시로 나뉜다. 고구려부터 콩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담긴 농서 ‘제민요술’과 고구려 항아리, 장이 전국으로 배송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고려시대 죽찰 등 유물이 전시된다.

또 계절의 변화에 따라 메주가 담긴 옹기 속에서 미생물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미디어아트와 장 담그기 좋은 날을 기록한 ‘규합총서’ 순창 고추장을 예찬한 ‘해동죽지’, 왕실에서도 장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야기가 담긴 ‘경국대전’ 등이 관객을 만난다.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로 우리나라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길 소망하며, 한식의 밑바탕이 된 장문화의 가치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