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선도지구 매수문의 ‘봇물’… 주민동의 등 과제 ‘산적’

이미 시세 2억 ~ 3억원 올라
조합설립 합의 여부 등 관건

정부가 전날(27일)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를 발표한 가운데 선정 단지들에 매수 문의가 몰리고 있다. 지정 가능성만으로 이미 시세가 2억~3억 원씩 단기 급등했지만 선도지구에 실제 지정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급등하면서다. 다만 선도지구 지정은 재건축 사업 전체에서 ‘1분 능선’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 지정 단지의 재건축 성공 여부는 높은 주민 동의율과 공공기여 등을 감안한 사업성 확보, 건축비 등 추가분담금 문제의 원만한 해결 등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가 전날 내놓은 3만6000가구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발표와 관련해 분당 지역 한 공인 중개사는 “어제 발표가 나고 집주인이 호가를 좀 올리든지 매도를 미루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같은 평수 판교 아파트가 30억 원 가까운 시세로 거래가 되니 분당 선도 지구 아파트들도 재건축 추진과 함께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시세가 2억 원가량 오른 분당구 수내동 양지1단지금호 전용 84㎡는 28일 현재 지난주 시세인 17억3000만 원(KB부동산 시세)보다 1억 원 정도 더 오른 호가인 18억 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선도지구의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시나리오를 장밋빛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행정·금융 지원에도 극초기 단계인 정비 사업이 완성 단계를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산적해 있는 탓이다.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입주민들은 물론 단지 내 상가 소유자들과도 개발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임대주택 등 공공기여와 상승한 공사비를 포함한 추가 분담금에 대한 입주민 동의율 확보 등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치동 은마가 추진위원회에서 조합 설립까지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상계 주공5단지가 공사비 급등으로 추가분담금 5억 원 폭탄을 맞고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 등을 참고해보면 사업 속도는 사업 주체인 입주민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주·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