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코·손으로 감상하는 전시…한국도자재단, ‘도자기와 닿다’ 개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도자재단이 마련한 무장애 기획전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자박물관의 한 전시장. 한국도자재단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시각뿐 아니라 촉각과 후각, 청각 등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색 도자 전시가 열린다.

한국도자재단은 내년 3월 30일까지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일원 경기도자박물관서 2024 경기도자박물관 무장애 기획전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해 진행되는 전시로 경기도자박물관 상설전시를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도자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문화복지를 실현하고자 기획됐다.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돼 시각에 의존했던 전시 감상 방법을 촉각·후각·청각 및 다중감각으로 확장해 장애인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제작 과정 △형태와 기능 △문양 등 도자기의 특징을 부각할 수 있는 3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도편 자료 30여 점, 도자 유물·작품 20여 점, 다중감각·촉각전시 체험물 20여 건 등 총 70여 점의 작품에 대해 수어 영상과 점자 설명, 음성 해설 등이 제공된다.

‘제작 과정’ 부문에서는 광주조선백자요지에서 출토된 실제 도자기 파편을 직접 만져보며 초벌 도자기, 유약을 입힌 도자기, 문양을 낸 도자기 등의 질감과 장식기법, 무게감 등을 촉각을 통해 비교하며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현했다. 백자 달항아리를 3D 프린팅으로 재현한 체험물을 통해 달항아리의 모양과 백자 제작 과정을 직접 만져보며 감상할 수 있다.

도자기가 소성 후 가마에서 나올 때 표면 유리질이 수축하며 내는 소리를 녹음한 경기도자미술관 소장품 폴리엔 바바스(Paulien Barbas) 작가의 ‘나에게 말해줄래요’ 작품도 이목을 끈다.

‘형태와 기능’ 부문에서는 3D 프린팅으로 재현된 석고 체험물에 향을 입혀 촉각과 후각을 활용해 도자 유물을 감상해 보는 전시가 이어진다. 촉각을 통해 조선시대 백자 주병부터 제례 용기인 상준 등 유물의 형태가 어떻게 생겼고, 변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복숭아 모양을 본떠 만든 연적에 복숭아향을 입히는 등 후각을 통해 각 유물의 특징을 인지할 수 있다. ‘문양’ 부문에서는 문양을 양각으로 표현한 다양한 반부조 촉각 체험물이 관객을 만난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무장애 기획전은 도자 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누구나 동등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특별한 전시로 장애인 관람객에게는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비장애인 관람객에게는 도자를 새롭게 느끼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복지 실현과 함께 모두를 위한 포용적 문화예술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