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1심 무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성분조작 인지 입증못해”
이우석 前대표 등 임원도 무죄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웅열(사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최경서)는 2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약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무죄 또는 면소를 선고했다. 기소된 지 4년여 만으로 검찰은 지난 7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꿈의 신약’이라 불렸지만,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 명예회장은 식약처에 인보사 성분을 허위 보고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2020년 7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명예회장이) 신장유래세포라는 점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며 “티슈진 상장을 포함한 여러 절차도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거나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명주식에 이 명예회장의 자금이 투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심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함께 기소된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 임직원들에게도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회적 파장이 컸고 수년간 막대한 수사·재판 인력이 투입됐는데, 한국은 소송전이 벌어진 반면 미국은 과학적 관점에서 차분히 검토해 환자 투약을 했다”며 “과학에 대한 사법 통제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형벌권은 승패의 개념이 아니므로 파장 이후 수사·기소한 검찰도 고생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