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 고수하는 野…‘우클릭 행보’ 李대표 판단 주목

민주 “소액 주주들에 피해 만연”
국힘 “상법개정, 기업활동 제한”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이사회에 주주 충실 의무를 부과하는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맞서고 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외연 확장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연일 이어가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규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여야의 극적 합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태스크포스(TF) 소속 김현정 의원은 2일 KBS 라디오에서 “불법적인 공매도, 유상증자, 주가 조작 또는 상장 폐지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이 소액 주주에 피해를 끼치는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며 “이런 것을 고쳐야 하는데 그냥 둬서는 고쳐지지 않으니까 상법을 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소해야겠다는 게 개정을 추진하게 된 취지”라고 말했다. 이정문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상법개정안은 기존 기업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4일 이 대표 주재로 경제계 인사, 투자자 측 인사, 상법·거버넌스 전문가 등과 함께 ‘상법개정 토론회’를 개최한다.

정부·여당은 상법개정안이 기업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부 안을 토대로 발의할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주권상장법인 간 합병 시 기존의 가액 산정기준이 아닌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상장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대표가 다소 전향적인 견해를 드러내 여야가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이 아니라 공개 등록된 회사만 규제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합리적으로 핀셋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시행되면 굳이 상법 개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