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대책회의 복원… 윤 대통령, 경제위기 극복 리더십 올인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3월 비상경제민생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경제 컨트롤타워 전문가 제언

윤 대통령 매달 주재한 경제민생회의
3월 중단뒤 비정기 점검회의만
경제위기 정확한 인식에 한계

“대통령이 직접 사안 설명하고
각종 지시해야 대응도 빨라져”

윤석열 대통령이 매달 주재해오던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지난 3월 잠정 중단하고 비정기적으로 경제 문제에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대통령실 내부가 경제 위기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경제성장률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기업들은 경영 위기를 겪는 저성장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경제 위기 극복’ 신호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개각과 관련해서도 ‘경제’에 방점을 두고 대대적 쇄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끝으로 관련 일정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취임 2달 만인 2022년 7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문제에 상시적으로 대응해왔으나, 총선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정책실장 등 참모진과 부처 장관 등이 비정기적으로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열고 사안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임기 초인 1차 회의에선 고물가 완화 방안을 논의했고 그다음 주에는 2차 회의를 열어 금리 인상에 대한 민생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대부분 민생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관련 사안을 설명하고, 관계 부처에 관련 대책을 지시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다 보니 관계부처에서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대책을 발 빠르게 준비해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총선 이후로는 경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회의를 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및 안보정책 변화와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경제·안보회의를 주재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과 민생의 어려움, 기업 경영 위기가 누적되는 만큼 대통령 주도의 상시 대책 회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 김대중(외환위기), 이명박(금융위기), 문재인(코로나19 사태) 정권 때처럼 대통령이 경제 위기 국면에서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매주 경제관료회의를 주재하는 방식으로 경제 문제 해결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 경제를 누가 맡고 있느냐(Who’s in charge)’라는 개념에서 정부가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측면이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진 부분에 대해서부터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대책 회의를 열고 정확한 외교, 정책 신호를 줘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민간과 기업 등 외부의 목소리도 객관적으로 청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했던 ‘지하벙커회의’에선 주요 부처 장관이나, 실무 책임자, 민간의 기업인을 가리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수시로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통령이 많은 노력을 하지만 민심과는 동떨어진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으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를 수 있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경제 위기는 2019년부터 심화돼왔지만 정부가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민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을 수 있는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규태·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