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사회 본 뒤 호감 느껴[결혼했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결혼했습니다 - 이성현(36)·김기민(여·34) 부부

‘선개팅’이란 말을 아시나요? 주로 결혼을 전제로 결혼정보회사나 어르신들이 주선하는 남녀 간의 만남을 선이라고 하는데요. 선과 소개팅의 중간 그 어느 수준의 만남을 선개팅이라고 합니다. 저(기민)와 남편은 선개팅으로 만났어요. 남편은 제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직원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동료 직원이 자기 부서에 괜찮은 사윗감이 있다고 말했고, 남편을 관찰(?)하던 아버지는 이내 동료 직원분을 통해 제 전화 번호를 남편에게 전달했죠.

저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편인 데다, 주선이 어른들을 통해 이뤄져 부담스러웠어요. 그런 제게 아버지는 “그냥 가볍게 밥 한 끼 먹고 오라”고 하셨죠.

남편과는 처음부터 대화가 매우 잘 통했어요. 다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이성적인 호감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첫 만남을 끝으로 더는 연락하지 않으려고 했죠. 하지만 남편이 영화 시사회에 당첨됐다고 연락해왔어요. 본인이 시사회에 신청했던 멘트를 보여줬는데요. ‘소개팅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왔다.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싶다’고 썼더라고요. 차마 거절하기 어려워 함께 영화 시사회를 갔죠. 몇 번 더 만난 끝에 연인이 됐습니다.

저희는 2년 연애하고 부부가 됐어요. 그런데 결혼을 앞두고 저희에게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신혼 여행 사기를 당했거든요. 제가 아프리카 모리셔스로 신혼 여행을 가는 게 꿈이어서 결혼 전부터 열심히 준비했어요. 결혼 6개월 전부터 약 1000만 원 가까이 들여 호텔, 비행기, 각종 액티비티를 예약했죠. 그런데 결혼 3개월 전부터 갑자기 여행사와 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여행사가 돌려막기 식으로 저희 예약금을 다른 곳에 사용했던 거죠. 결국, 5년에 걸쳐 전액을 돌려받긴 했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서로를 더 의지하며 돈독한 사이가 된 것 같아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