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하게 해고됐다”?… 르세라핌 홍은채가 만든 올해 중국의 10대 유행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수이링링더(水靈靈地·싱싱하게) 해고됐다” “반웨이”(班味·일의 맛)…….

중국 문예월간지 야오원자오즈(咬文嚼字)가 2일 ‘2024년 10대 유행어’를 발표했다. 경기 침체 상황을 반영하듯 자신의 처지를 자조하는 단어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싱싱하다’ ‘초롱초롱하다’ 등의 뜻을 지닌 ‘수이링링’이다. 주로 사람이 아름답고 활기찬 것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데
한국 여자 아이돌 그룹인 르세라핌의 멤버 홍은채가 인터뷰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이 화제가 된 뒤 중국 네티즌들이 다른 단어와 결합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어쩜 이렇게 싱싱하게 해고됐는지” 등 조롱 및 자조적인 표현에 사용되고 있다.

힘든 직장인의 삶을 ‘일의 맛’ 내지는 ‘일 냄새’로 표현한 ‘반웨이’도 10대 유행어에 올랐다. 피곤한 눈빛, 초췌한 얼굴 등을 표현하는 것으로, “일의 맛을 제거하다” “일 냄새를 씻어내다” 등으로 사용된다.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하고 불안해하지 않는 심리 상태를 말하는 ‘쑹치간’(松弛感 ·이완감)도 10대 유행어로 선정됐다.

중국이 올해 경기 부진 극복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힘을 쏟은 가운데 ‘도시적인가 아닌가’ ‘멋진가 안 멋진가’ 등을 뜻하는 ‘시티 부 시티’(city 不 city)도 크게 유행했다. “상하이, 멋진가 안 멋진가”라 물으며 상하이의 매력을 부각하는 식으로 사용됐다.

이와 함께 ‘디지털화’, ‘스마트화’를 뜻하는 ‘수지화’(數智化),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뜻의 ‘지넝샹산’(智能向善), 첨단기술을 비롯한 미래지향적 신흥산업을 가리키는 ‘웨이라이찬예’(未來産業) 등도 10대 유행어로 선정됐다.

무언가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상황을 ‘하드 커트롤’로 표현한 ‘잉콩’(硬控), 실버 파워를 뜻하는 ‘인파리량’(銀髮力量), 뛰어난 재능을 가진 어린이를 가리키는 ‘샤오하이거’(小孩哥) ‘샤오하이제’(小孩姐)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