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 뒤집고 방탄법안 발의… 도 넘은 ‘野맘대로 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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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 등 과도한 행정개입
돈봉투사건 면죄입법 논란도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한 ‘간첩죄 적용 확대법’(형법 개정안)에 제동을 걸고, 방송법·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면서 정부 정책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나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탄용 법안’ 추진은 도를 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간첩죄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과 관련해 최근 부정적 입장으로 돌변했다”며 “지도부 일각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논의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형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지난달 13일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나 민주당이 돌연 “공청회 등을 통한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전체회의 상정이 지연되고 있다.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적용 제외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을 국민의힘 반대에도 통과시킨 데 이어 전날(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 징수 방식을 ‘분리 징수’에서 ‘통합 징수’로 변경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방탄용’으로 의심받는 법안도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주철현 의원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형법 개정안은 제3자 뇌물죄와 관련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로 제3자가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에 해당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자 뇌물 혐의로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을 받는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