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BM 수출통제… 中과 ‘반도체 디커플링’ 심화

中 반발… 삼성 “영향 제한적”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대중국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미·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미국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1초에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특히 이번 수출통제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돼 미국산 제품뿐 아니라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된 HBM은 모두 대상이 된다. 미국이 2022년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시작한 이후 세 번째 조치이자 가장 강력한 것이다. 상무부는 또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SME)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중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과 제3국 간 무역에 간섭하는 전형적인 경제적 강압 행위이자 비시장적 방법”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