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긴급회의 연 조희대 “사법부 본연 임무에 최선”

민변 “비상계엄 위헌” 헌법소원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사법부와 검찰은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며 과거 계엄사례와 법 규정 등을 검토하는 긴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사법부 등은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과 윤 대통령의 계엄해제 발표에 안도하며 사법시스템을 정상화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4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때일수록 사법부가 본연의 임무를 더 확실히 하겠다”며 “국민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사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도 이날 오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헌법이 작동돼야 한다”고 전했다.

전날 조 대법원장은 비상계엄 발표 직후 법원행정처 간부들을 소집해 3시간가량 심야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는 과거 계엄사례와 관련 법 규정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계엄이 해제된 데 대해 국민과 함께 안도한다”며 “본연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우정 검찰총장도 비상계엄 선포 후 대검 참모진인 검사장급 이하 검찰 지휘부를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로 소집해 3시간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법원·검찰 등 사법기관은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계엄 해제로 모든 사법·행정업무는 6시간 만에 평소 상태로 복귀됐다.

비상계엄에 따른 법조계 후폭풍도 감지된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이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소집한 계엄 관련 회의에 참석한 직후 사표를 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헌법재판소에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민변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대장의 포고령 등 후속조치는 집회·결사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로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청구취지를 밝혔다.

정선형·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