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조약 ‘발효’… 우크라전쟁 밀착 한층 강화

양국, 모스크바서 비준서 교환
‘전쟁시 지원’ 사실상 군사동맹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은 북·러 조약 비준서를 교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북·러 조약이 본격적으로 발효됨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착하던 북·러 협력 강도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비준서를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교환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정규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 측에서는 안드레이 루덴코 외교차관이 각각 비준서 교환의정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2월 9일 체결된 북러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은 효력이 상실하고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상의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린 새로운 조약의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이로써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조약을 체결한 지 약 반년 만에 조약 발효를 위한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새 조약이 양자 관계를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 올려세우고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게 지역과 세계의 안전환경을 굳건히 수호하면서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조·러(북·러) 두 나라 국가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염원을 실현해나갈 수 있게 하는 법적 기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 조약에 기반한 강력한 북·러 관계가 “양 국민의 복리를 도모하고 지역 정세를 완화하며 국제적인 전략적 안정을 담보하는 힘 있는 안전보장장치”라면서 “지배와 예속, 패권이 없는 자주적이고 정의로운 다극화된 세계질서 수립을 가속화하는 강력한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 4조에는 양국 중 어느 한 나라가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동맹을 복원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