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0%가 수수료” … 홈쇼핑, 케이블서 방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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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극한 갈등’ 확산 조짐

CJ온스타일, 3곳 송출중단에
케이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홈쇼핑 매출 매년 줄어들지만
송출수수료는 10~20%씩 올라
롯데·현대홈도 합의점 못찾아

TV 시청이 줄면서 침체 늪에 빠진 TV홈쇼핑과 케이블TV 업계의 갈등이 결국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TV홈쇼핑 업체들은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사업자에 내는 일종의 자릿세인 송출 수수료가 업황 부진에도 매년 늘고 있다며 CJ온스타일을 필두로 방송 중단(블랙아웃)에 잇달아 나설 태세다. 반면 케이블TV 업체들은 근거 없이 과도한 송출 수수료 인하를 강요하고 있다며 날을 세워 양측의 공방전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6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CJ온스타일)는 전날부터 CCS충북방송·딜라이브·아름방송 등 케이블TV 3개사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현재 케이블TV 3사의 CJ온스타일·CJ온스타일플러스 채널에서는 검은색 화면과 함께 방송 중단 안내 자막이 송출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 가입자 수와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음에도 세 곳 모두 수수료 산정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인상을 요구했다”며 “이들 사업자는 수수료 대비 매출 개선이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송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도 송출 수수료 갈등 속에 TV홈쇼핑사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지만,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실제 블랙아웃까지 가지는 않았다. 이에 CCS충북방송 측은 방송 송출 중단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조치에 대해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유료 방송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TV 시청 감소와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홈쇼핑 업황이 갈수록 침체하는 상황임에도 불구, 송출 수수료는 천장을 모른 채 매년 올라왔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합산 방송 매출은 2조7290억 원으로 전년(2조8998억 원) 대비 5.9% 감소했다. 반면 TV홈쇼핑사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 수수료 규모는 매년 10~20%가량 오르며 지난해만 1조9375억 원에 달했다.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3270억 원으로 전년(5026억 원) 대비 34.9% 줄었다.

다른 홈쇼핑사들도 유료방송사와 협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와, 현대홈쇼핑은 IP TV 서비스를 운영 중인 LG유플러스와 각각 송출 수수료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정부가 꾸리는 대가검증협의체로 공은 넘어간 상황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송출 수수료 문제를 시장 자율에만 떠넘기며 송출 중단 사태를 불러일으킨 당국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과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