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가스관 매설부터 삐걱… 용인 반도체산단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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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도로굴착 심의요청
안성시, 환경문제 들며 차일피일
26.8㎞노선 절반 안성권역 지나
인허가 늦어지면 생산계획 차질

안성=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복병을 만났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열 공급 시설인 LNG 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할 가스관이 안성 지역을 지나는데, 안성시에서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가스관 매설에 관한 심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서다. 관련 인허가가 늦어질 경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양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경기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LNG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달 안성시에 가스관 매설을 위한 도로 굴착 심의를 신청했다. 가스관은 용인시 남사읍 창리 일원 한국가스공사 남사 관리소에서 시작돼 산단 내 LNG 발전소까지 약 26.8㎞ 연장으로 계획돼 있다. 이 중 안성 권역을 지나는 구간이 전체 노선의 절반인 약 13㎞여서 안성시의 도로 굴착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용인시의 경우 지난 10월 관내 가스관이 지나는 경로에 대한 도로 굴착 심의를 모두 완료한 반면, 안성시는 SK이노베이션 E&S 측의 심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 산단 일원에서 LNG 발전소를 가동하게 될 경우 시내 환경에 미칠 영향과 도로 굴착 시 발생할 교통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나오기 전에는 심의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성시는 지난달 18일 환경·에너지·도로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12명을 모아 ‘인근 도시 사업 대응 태스크포스(TF)’(가칭)를 구성했는데, 인접 도시에서 추진하는 발전소나 폐기물 소각장 등이 시내 공기질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LNG 발전소가 논의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TF 관계자는 “단순히 (가스관 매설을 위한) 굴착이 문제가 아니라 넓게 보면 인근 지역의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분간 심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LNG 발전소 가스관 노선에 대한 인허가가 지연된다면 반도체 산단 가동 시점도 차례대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산단 내 클린 룸 등 주요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지하려면 24시간 열이 공급돼야 한다. LNG 발전소가 예비전력 생산은 물론 열을 생산하는 집단에너지시설의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지자체와 잘 협의해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