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셀코리아’… 삼성 외국인 지분 20개월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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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0조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지분율 51%…5개월새 5%P↓
같은기간 주가는 36% 떨어져

11월 한달간 코스피서 4조 이탈
업계 “연말까지 매도 지속될 것”

IB, 내년 韓 성장률 1.6% 전망

‘국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1년 8개월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순매도 움직임도 4개월째 이어지는 등 1%대 저성장이 예고된 한국 경제에 비상계엄·탄핵발(發) 겹악재가 터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철수하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9일 기준 51.13%로 지난 2023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들어 지속 상승하다가 올해 7월 12일 56.55%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5개월 사이 지분율이 5.42%포인트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도 8만4400원에서 5만3400원으로 36.7%가 빠졌다. 외국인 이탈 장기화로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달 14일 4만9900원까지 떨어지자,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10조 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 움직임이 지속하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이탈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증시에서는 이미 외국인 매도 우위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024년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4조1540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4조2370억 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서는 830억 원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8월 2조5090억 원을 시작으로 9월 7조3610억 원, 10월 4조3880억 원 등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 중인 상장 주식은 전월 대비 35조2000억 원 감소, 전체 시가총액의 27.4% 수준인 693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미주(1조6000억 원), 유럽(9000억 원), 아시아(5000억 원) 등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지난달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상장채권 1조4870억 원을 순투자했다. 상장채권 3조2590억 원을 순매수하고, 1조7720억 원을 만기 상환받았다. 이로써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270조 원(상장 잔액의 10.4%)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엄은 국회 절차로 마무리됐지만, 탄핵 정국은 이제 본격화할 수순인 점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정치 이벤트 등도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코스피는 펀더멘털로 놓고 봤을 때 과매도 상태로 판단되나 과거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하방을 2300선 초반까지 열어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병남·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