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예산에 돈줄 막힌 지자체 사업… 성과 큰 인천 출생정책도 ‘국비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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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아이드림'사업, 505억 한푼도 반영안돼 빨간불
광주시 '성장동력' 추진중인 AI 사업 등도 차질 불가피

인천=지건태·원주=이성현 기자·전국종합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내년도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하려던 전국의 현안사업도 동력을 잃게 됐다. 탄핵정국 속 여야의 극한 대치로 감액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역의 각종 현안사업에 돈줄이 막혔다.

12일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간 합의 없는 2025년 예산안이 각 지자체가 요구한 국비 지원액이 반영되지 않은 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그동안 각 지자체가 정부부처와 국회의원을 상대로 현안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 동분서주한 노력이 물거품 된 것이다.

인천시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인천형 출생정책인 ‘1억+아이드림(i dream)’에 필요한 국비 505억 원의 반영을 요구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인천시 아이드림 사업은 지역의 출생아 수 증가율을 전년 대비 8.3%(9월 기준)로 끌어올리며 정책효과를 입증했다. 같은 기간 전국평균 출생아 수 증가율은 0.7%에 머물렀다. 인천시는 북한 확성기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강화군 주민을 위한 정부 지원 예산 45억3000만 원도 요구했지만 이번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광주시도 미래성장 동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전환(AX) 실증밸리(AI 2단계)사업과 광주AI영재고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시는 총 사업비 9000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2단계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도에 957억 원의 국비를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추진되는 사업으로 사실상 착수도 어렵게 됐다. 또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광주AI영재고 설립 예산 200억 원 증액 요구도 반영되지 않았다.

대전시는 전날 착공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사업비로 국비 1846억 원을 요구했으나 절반도 안 되는 600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국비를 더 확보하지 못하면 2028년 개통 시기도 늦출 수밖에 없다.

강원도는 숙원사업인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착공을 위해 내년도 정부 지원예산에 국비 265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조기 폐광된 강원 태백과 삼척시 탄광 지역의 고용위기극복을 위한 경제진흥사업 지원예산 250억 원도 반영되지 않았다.

국세와 지방세가 ‘8 대 2’인 우리나라 세입 구조에서 저출생 극복 등과 같은 복지정책과 철도와 도로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지자체 재원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올해도 관련 정부부처와 국회의원을 상대로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지자체가 요구한 국비가 야당의 독주 속에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이제는 내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