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이 지역 강소기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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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지역 유망기업 134곳에
공동 연구개발 시설·자금 지원

지역 대학에 투입된 정부의 혁신 자금이 학교를 넘어 지역 강소기업에도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립순천대는 지난해 전남권 최초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결실을 ‘강소 지역기업’ 육성으로 지역사회와 나누는 중이다.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등 3개 특화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연구 역량을 증진시키는 방식이다.

지난 2022년 문을 연 스마트팜 데이터 모니터링 기업 ‘코너스톤’은 5월 국립순천대로부터 강소 지역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정을 계기로 국립순천대와 공동연구에 착수한 코너스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스마트팜 내 환경 및 작물 생육 데이터를 병충해 진단·예방 솔루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올해 대학으로부터 연구자금 1800만 원을 지원받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가 가지고 있는 농장이나 유리온실 등 시설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광범위한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대학 스마트 농업 전공 교수들도 데이터 분석 및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소유권은 학교가 갖고 기업은 기술료를 납부하며 공동 사용하게 된다. 김현욱 코너스톤 대표는 “내년 중 공동연구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 스마트팜 기술이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농가나 지방자치단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대학과의 공동연구 기술을 고도화해 시장에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립순천대가 강소 지역기업 육성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뒤 확보된 예산을 활용해 기업을 집중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전남권 강소 지역기업 134개사를 지정한 상태다. 지난 10월부터 2025년 2월까지는 이들 기업의 23개 과제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로 했다. 과제별 지급되는 연구개발자금은 최대 1800만 원이다.

기업에 다양한 지원이 제공되는 만큼 강소 지역기업 선정을 위한 엄격한 교내외 심사절차도 진행된다. 3개 특화분야와 관련된 전남지역 산업체 중 혁신성 및 성장성이 높고 청년 일자리 창출 성과가 뛰어난 기업이 검토 대상이다. 먼저 국립순천대 내부심의를 통해 유망 지역기업을 지정하고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이들 기업을 다시 한 번 심사해 기술혁신형 또는 시장주도형, 글로컬특화형 등 3가지 유형 강소 지역기업을 선정하게 된다. 지난 3일에는 ‘2024년 전남 강소 지역기업 성장 지원 포럼’(사진)을 개최해 강소 지역기업 및 기관, 대학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병운 국립순천대 총장은 “다양한 기업육성 정책을 통해 지역산업이 발전하고 청년이 정주하는 지역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