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마트 도시’ 처럼… 동대문구, ‘4N 시티’로 도약 나선다[서울인사이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필형(뒷줄 오른쪽 세 번째)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지난달 15일 프랑스 그르노블 소재 공립학교인 루시 오브락 초등학교를 방문해 K-팝 댄스 동아리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 구청장이 지난 10일 주민들에게 유럽 방문 성과와 동대문 발전 비전을 밝히는 모습. 동대문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이필형 구청장, 4개국 우수모델 구정 접목

영국 전통시장 ‘버러마켓’ 닮은
글로벌 톱5 ‘청량마켓몰’ 목표

獨도시처럼 탄소중립사업 강화
佛초교와 결연 교육도시 발돋움

“주민과 함께 행복한 미래 열 것”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지난달 유럽 4개국 방문 성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동대문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이 구청장은 이번 해외 순방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정책으로 실현, 최근 선포한 동대문구 비전인 ‘4N 시티(City)’ 실현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4N은 ‘행복한(Nice) 동대문을 위해 현재(Now)를 돌아보고, 글로벌 혁신(New)을 통해 미래(Next)로 도약하는 글로벌 도시가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 도약을 목표로 △글로벌 톱 5 전통시장 개발 △스마트도시 및 탄소중립 프로젝트 강화 △교육도시로의 진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17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지난달 1∼16일 해외 우수 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4개국을 찾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마트도시 박람회인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참가해 기조연설을 하고, 동대문구의 스마트도시 정책과 비전을 세계에 알렸다.

영국에서는 런던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버러(Borough)마켓’ 등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 활용 및 관광 연계 전통시장 활성화 모델을 살펴봤다. 독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의 보행자 거리, 하이델베르크의 에너지 효율 자립형 주거모델인 ‘반슈타트’ 등을 찾아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방안을 탐구했다. 특히, 프라이부르크의 ‘보봉(Vauban) 생태지구’와 혁신 아카데미에서 재생에너지 활용과 탄소 배출 감축 사례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어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 메트로폴과의 우호 교류 협약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이 구청장은 이번에 경험한 해외 선진사례를 정책에 접목할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결과 유럽 도시들의 전통시장 혁신, 스마트도시 기술, 탄소중립 성공사례 등을 기반으로 동대문 발전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전통시장 혁신과 관련해서는 현대적 디자인과 전통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시장 고유 기능과 관광이 어우러진 영국 버러마켓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청량리 일대 전통시장들을 하나로 묶는 ‘청량마켓몰’을 구축해 글로벌 톱5 전통시장으로 도약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통시장을 상품을 파는 ‘마켓몰’과 음식을 파는 ‘푸드몰’로 나누고, 중앙에는 문화광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또 제기동 일대에 한옥마을을 조성해 전통시장과 연계,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스마트도시 및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반슈타트 단지와 프라이부르크 보봉마을의 성공사례, 프랑스에서 견학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스마트빌딩 기술, 폐기물 처리시설, 순환경제 센터 등을 참고해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을 업그레이드한다. 동대문구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시설인 대학과 전통시장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탄소중립 정책이 특히 중요하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 6월 28일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 엑스 등 3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동대문구는 냉난방·조명·전열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기반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지능형 자동제어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오는 2030년까지 진행될 이 프로젝트에는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4개 대학과 경동시장 등 8개 전통시장, 1000가구 이상 노후 공동주택이 참여해 연간 온실가스 1만841t을 감축하는 게 목표다.

교육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동대문구 초등학교와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 초등학교 간 자매결연과 환경교육, 문화 교류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세웠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그르노블 공립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내 작은 시설 하나까지 시청과 교육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점검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하는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동대문구 학교에도 접목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신뢰받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해외 학교와의 결연을 통해 아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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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 구청장은 지난 10일 동대문구청 2층 다목적 강당에서 ‘탄소 톡스(Talks) 동대문 성과공유회’를 열고 유럽 출장 성과와 탄소중립 실천 사례를 공유했다. 이 구청장은 “풍년과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던 땅인 동대문구가 주민들의 힘으로 지속 가능하고, 미래와 연결되는 도시로 향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도시 조성이 핵심 사업임을 강조했다. 이어 범주민 탄소중립 실천 공동체 ‘탄소 talks 동대문’의 우수 활동 분과와 협력 기관에 표창과 감사패를 수여하고, 동대문구의 새로운 비전인 ‘좋아요 동대문! 4N 시티’ 선포식도 진행했다. 이 구청장은 “4N 시티 비전은 새로운 동대문을 향한 도전”이라며 “동대문구는 글로벌 도시로서 발돋움할 준비가 돼 있으며, 주민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기후위기: 내 삶, 내 사람의 위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