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투헬기 21년 조종하다 난청…법원 “국가유공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연합뉴스

법원 "헬기조종은 국가수호·안전보장 위한 것이므로 공상군경 해당"

21년간 헬기 조종사로 근무하다 난청 진단을 받은 퇴역군인이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윤성진 판사는 퇴역군인 A씨가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 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1년간 육군에서 헬기 조종사로 근무하다 2021년 정년퇴역했다. 그는 군 복무 중이던 2010년 병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았다. 이듬해 실시한 순음청력검사에서는 청력 역치(가장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계)가 우측 65dB, 좌측 56dB로 나타났다. 평균 25dB인 정상 청력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A 씨는 2022년 1월 재해부상군경으로 등록됐다. 또 같은 해 12월 보훈심사위원회에 재해부상군경에서 공상군경으로 변경하는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다. 하지만 보훈심사위가 이듬해 "A 씨의 청력 손실이 국가 수호 등과 직접 관련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을 주된 원인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하자, 불복소송을 냈다.

법원은 청력 손실에 대해 "군 복무 중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발병하거나 악화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윤 판사는 "A 씨가 헬기를 조종하던 중 노출된 소음을 지배적인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라고 보는 게 옳다"며 "헬기 조종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위한 경우이기 때문에 A 씨는 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