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잇단 소환에 尹측 “광기적”… ‘무리한 수사’ 프레임 부각

변호인단, 수사기관 강력 비난
“직무만 정지… 엄연히 대통령”

탄핵 심판정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측은 18일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지목하고 있는 수사기관을 두곤 “광기적 수사”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검찰·경찰이 앞다퉈 윤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하면서 직접 수사가 눈앞에 닥치자 무리한 수사라는 프레임을 들고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측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조건 (대통령이 조사에) 가는 것만이 법치는 아니고 적법 절차, 적정한 절차에 따라 응할 것”이라며 “탄핵소추로 권한만 정지됐을 뿐 엄연히 대통령의 신분인데 (수사기관이) 오란다고 가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다수의 수사기관이 소환 조사를 통보하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상식선에서 보면 폭동이란 것도 없어서 법률가들은 내란이 될 수 없다고 얘기한다”며 “이게 무슨 내란이라고 육군참모총장을 대뜸 구속해버리는 등 광기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이 검·경 등 ‘이중 수사’를 이유로 들며 소환에 응하지 않는 ‘지연 전략’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18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21일 윤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윤 대통령 측은 출석요구서 수령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윤 대통령을 지난 15일 소환 조사하려고 했으나 변호인단 부재를 이유로 불응하기도 했다. 전날 석 변호사는 검찰 요청엔 “출석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정리되면 며칠 내에 입장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이 서로 경쟁하듯 소환, 출석요구 등을 하고 있다”며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상황은 반드시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에 ‘심리 정지’를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헌법재판소법 51조에는 ‘심판 대상과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가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내란죄 혐의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윤 대통령인 만큼 이 조항을 이용해 시간 벌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손준성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탄핵소추됐지만,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관계로 헌재는 손 검사장의 탄핵심판 절차를 정지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