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4일까지 국무회의록 제출하라”… 尹탄핵 본격 논의

국무회의 절차 준수 따질 듯
“경호처, 탄핵의결서 수취거부”
심리 일정 계속 지체될 가능성
내일 평의서 주요쟁점 등 검토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포고령 1호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준비명령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탄핵심판 심리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핵심 이유 중 하나인 포고령 내용의 헌법 위반 논란과 계엄법상 국무회의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헌재는 전날 국회 탄핵소추단장을 맡은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 측에 탄핵심판 준비명령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양측에 오는 24일까지 입증계획·증거목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헌재는 윤 대통령 측에 계엄 포고령 1호, 국무회의 회의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대행을 맡고 있는 고기동 차관은 지난 13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12·3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 회의록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 주요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에서 의사 결정에 관여했고, 주요 정치인사 체포 구금 장소 등을 미리 확보하는 등 적극 가담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앞서 송달한 탄핵소추의결서의 수취 확인 여부와 관계없이 19일 예정된 재판관 평의에서 이번 탄핵사건을 논의키로 해 양측이 제출할 주요 쟁점에 대한 사전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이 탄핵소추 의결서를 계속 수령하지 않고 있어 계엄 포고령 1호,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을 제출토록 한 준비명령에 대해서도 송달 확인을 거부할 경우 탄핵심판 절차가 계속 지연될 전망이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로 출근하면서 19일 평의에서 윤 대통령 사건을 다루는지 묻는 질의에 “(탄핵사건을) 다룬다”라고 밝혔다. 김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의결서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수령 완료 결정 판단 기준도 회의에서의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16일 첫 재판관회의를 개최하고 같은 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 등 서류를 보내면서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날까지도 대통령실의 접수증을 수령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 측의 송달 확인이 늦어질 경우 답변서뿐만 아니라 증거목록과 회의록 제출 역시 지연될 수 있어,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한·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