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1억 투자·전문가 컨설팅… 스타트업 ‘생존’ 돕는 지원군[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랩에스디의 김윤승 대표가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개발한 이동식 안구 검사 기기 ‘아이라이크 플랫폼’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 (1) 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

SW·재무 등 임직원 1대1 매칭
삼성전자 보유 특허사용권 제공
CES 등 IT 전시회에 참가 기회

라이덕·랩에스디 등 입주기업
초고속 성장해 세계 각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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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 내 C랩 아웃사이드 오피스. C랩 스타트업이 들어선 이곳에서 유산소 운동 데이터 분석 서비스 제공 기업인 ‘라이덕’은 입주 이후 올 한해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지금까지 사이클 등 심폐지구력이 핵심인 프로 선수들은 800만원가량의 ‘호흡가스분석기’라는 고가 장비를 사용해 운동 능력을 측정해왔다. 라이덕은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도 낮은 비용으로 운동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를 지속해서 고민했고 최대 운동 평균 강도 지표인 ‘FTP’를 차용,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앱으로 구현했다.

라이덕의 FTP 측정 기술은 삼성전자 사업부에 소개됐다. 이후 공동개발을 통해 갤럭시워치에 탑재돼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전 세계에 공개됐다. 박상혁 라이덕 대표는 “자전거 마니아들만 쓰는 서비스다 보니 업계에서 우리를 평가하는 데 있어 시장이 너무 작다며 많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었다”며 “작은 기술밖에 없는 회사였는데, 삼성전자의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많은 지원을 받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 경쟁력 있는 예비 창업가를 육성하는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높아지는 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계의 핵심 명제는 생존이다. C랩 아웃사이드는 제한된 인력이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하는 ‘일당백’ 구조와 초기 투자금이 점점 바닥에 가까워지는 현실을 마주한 예비 창업가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에 이어 지난해 광주, 대구·경북까지 캠퍼스 ‘삼각 벨트’를 구축해 창업 생태계 확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층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C랩 아웃사이드 컨설팅’ 프로그램을 신설·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소프트웨어(SW)·기구·인사·재무 등 총 6개 분야의 임직원 전문가들을 1대 1로 매칭해 밀착 컨설팅을 제공한다. 삼성인력개발원의 창의적 문제 해결 컨설팅 프로그램인 ‘CPS’도 입주 스타트업에 적용했다. 기술개발·비즈니스 전략 수립 등 전문 식견을 전달하고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외 전용 업무 공간을 비롯해 최대 1억 원의 사업지원금, 삼성전자 보유 특허 무상 양도 또는 사용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CPS 프로그램에 참여한 쇼핑몰 장바구니 통합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플록스’의 이은성 대표는 “컨설팅 결과로 나온 개선점을 신규 서비스에 바로 적용해 출시했고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갤럭시 워치에 탑재된 C랩 아웃사이드 소속 라이덕의 앱으로 최대 운동 평균 강도 지표를 측정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지난봄에 입주한 랩에스디도 C랩 지원금과 컨설팅을 통해 숨통이 트였다.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랩에스디는 개발도상국 국민이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해 시력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에 주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년 전 설립됐으나 창업 이후 자금난 등 수많은 난관에 직면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C랩의 기술개발 자문 등을 받아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동식 안구 검사 기기 ‘아이라이크 플랫폼’ 개발을 완료한 랩에스디는 지난달 첫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 제품은 ‘서울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김윤승 랩에스디 대표는 “드디어 자력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회사가 됐다”며 “C랩 아웃사이드에서 받은 많은 것들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C랩 아웃사이드 출신 스타트업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C랩 입주 스타트업들에 국내외 정보기술(IT) 전시회 참가 기회를 제공 중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삼성 C랩 전시관’을 마련,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관람객과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AI 기반 기술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메타버스 홈 트레이닝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스랩스’ △스마트폰 기반 3D 콘텐츠 생성 AI 솔루션 기업 ‘리빌더AI’ △고객 맞춤형 패션 추천 AI 서비스 기업 ‘스타일봇’ △스마트 토일렛(소변 검사) 기반 AI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옐로시스’ 등이다. C랩 스타트업들은 CES 2024에서 1개의 최고혁신상과 22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개막하는 CES 2025에서도 C랩 스타트업을 위한 기회의 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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