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이주수요, 시장에 맡긴다…7700가구만 공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제공

분당·평촌·산본에 이주주택 7700가구
2027년 착공 목표 그대로 유지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수요를 시장에 맡겨도 ‘전세대란’이 발생할 확률이 크지 않다고 보고 일시적인 불균형만 보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분당·평촌·산본에 이주지원 주택 7700가구 만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1기 신도시 이주지원과 광역교통 개선 방안을 19일 발표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에 적용되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재건축으로 철거되는 주택 소유자·세입자를 위해 이주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이주 단지를 조성하거나 이주민에게 순환용 주택과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서울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과 가락시영아파트(헬리오시티) 등 기존 재개발·재건축처럼 1기 신도시도 주택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이주 수요를 흡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국토부가 재건축 선도지구의 이주가 시작되는 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 간 입주 물량을 파악한 결과, 이주 가능 범위(각 1기 신도시 중심으로부터 10km 이내) 내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5년 간 연평균 입주 물량은 7만 가구로, 이는 연평균 이주 수요(3만4000가구)를 넘어선다. 분당에서는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느티마을 3·4단지(1900가구)와 무지개마을 4단지(600가구), 성남 구도심의 상대원 2구역 재개발 아파트(5100가구), 산성구역 재개발 아파트(3500가구)가 2027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국토부는 과천의 2기 재건축은 지난 2016~2018년에 이주 수요 5000가구가 발생했지만, 비슷한 시기 9km 떨어진 안양 등에 신규 입주물량 8000가구가 나와 전셋값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주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단지를 따로 건설하지 않는 배경이다.

다만 일시적·국지적으로 입주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 1기 신도시 내외 유휴부지에 공공·민간주택 77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일산과 중동은 정비사업 추진 속도와 관계 없이 입주 물량이 충분한 만큼, 이주 수요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분당은 오는 2026년부터 성남 원도심 정비로 인해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고 2028년부터 2년 간 입주물량이 부족해 일시적인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산본·평촌도 예정된 주택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공급 여력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국토부는 경기 성남시 중앙도서관 인근 보건소 부지에 오는 2029년까지 LH가 짓는 공공 분양주택 15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은 이주 지원용으로 활용한 뒤, 리모델링 후 공공분양하는 형태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 유휴부지 2곳에 각 2000가구 규모의 공공·민간아파트도 공급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재건축 선도지구를 오는 2027년 착공한다는 기존 목표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모든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차질이 생길 것에 대비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주택 수급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