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근 경질 불가피” 맞선 개혁신당 허은아, 이준석과 결별?

  • 문화일보
  • 입력 2024-12-20 15:24
  • 업데이트 2024-12-21 11:31
프린트

photo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뉴시스



이준석 “멀쩡한 사람 악마화” 비판…김철근·이경선도 허은아 비판에 가세
“이준석이 당대표 맡았어야…허은아 사퇴 후 비대위 전환될 것” 전망도



김철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 인사를 둘러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의원 간 갈등이 점점 더 커지면서 결국 당이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허 대표가 이번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자, 이 의원과 측근 인사들은 일제히 “허 대표의 주장은 허위”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선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는데, 자신의 당에서 때아닌 내분이 일어나면서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허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로서 원활한 당무를 하기 위해 몇 개월간의 고민 끝에 김철근 사무총장에 대한 경질을 결정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김 전 사무총장이 몇몇 사무처 직원들과 국회 앞 ‘어펜딕스’에서 사무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당헌·당규 수정안을 논의했다”며 “사무총장의 권한을 기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문제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번 의결된 사항을 최고위에 소속되지도 않은 일부 당직자들이 수정하려 한 절차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당시 사무총장에게 경고했고,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도 제게는 허은아 한 사람의 성공이 아닌, 개혁신당의 성공이 먼저다. 대통령을 만들 정당, 수권 정당을 위한 제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위 사실로 당원들에게 해명해봐야 하루도 못 간다”며 “멀쩡한 사람들 악마화 해가면서 일 못 하게 하는 분위기로는 다가오는 대선이나 그뒤의 정치 일정에서 국민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강하게 대응하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허 대표가 문제 삼았던 ‘당헌·당규 수정안’ 회의와 관련된 당 사무처의 경위서를 공개했다. 경위서에는 김 전 사무총장과의 회의는 지난 8월 12일 최고위원회에서 구성된 당헌·당규 태스크포스(TF)의 통상업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고, 사무총장 권한을 확대하려는 내용의 논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경질 당사자인 김철근 전 사무총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허 대표는 사무총장이 자기 권한을 확대할 목적으로 당직자들과 공모해 당헌 당규를 마음껏 뜯어고치려다 들통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당무 운영 능력에 회의감을 느끼고 많은 이들이 허 대표를 불신하고 배척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사무총장과 함께 허 대표로부터 경질당한 이경선 조직부총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장님 시원하다”라며 “비겁하지 않겠다고 하셨던 그분(허 대표를 지칭), 7개월 동안 지켜보니 참 비굴하더이다”라고 비꼬았다.

이같은 개혁신당 내분 사태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의 대주주인 이준석 의원이 처음부터 당대표를 맡아 끌고 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며 “당내 지분이 약한 허 대표는 머지않아 사퇴할 것으로 보이고, 이후 자연스럽게 비대위로 전환해 이 의원 대선캠프가 꾸려지는 게 개혁신당의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