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은행 내부통제·리스크관리 게을리 말라”

■ 건설 및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

“지방건설 자금공급 확대 모색”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금융지주사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핑계삼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20일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정치 상황으로 금융감독원의 금융시장 컨트롤 타워 기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일부 금융사는 정기검사 발표 연기 등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매운맛’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건설경기 악화와 관련해선 특히 지방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자금공급 확대 및 사업 애로 해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주택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직후 열린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은행 내부통제 관리는 내년에도 더 죄어 갈 것”이라며 “최근 경영 사고만 보더라도 파벌, 단기성장주의, 온정주의 등이 운영·신용리스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탄핵 정국 진입 이후 정치 리스크의 금융 및 실물 경제로 전이 우려와 함께 금융 당국의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 원장이 직접 나서 금감원의 검사·감독 기능의 정상 수행을 강조하고, 정책의 일관된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융그룹 검사 결과 발표 지연과 관련해 그는 “은행 검사 결과를 미루겠다고 밝힌 것은 은행들에 매운맛을 주기 위해서 (연말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방안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민간 부문에서 금융권이 부동산 PF 공급을 다소 확대하고 있지만,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비롯한 PF 신규 취급이 더욱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금융권에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지방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자금 공급 확대와 사업 애로 해소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건설업계 참석자들은 미분양이 심각한 수도권 외 지역부터 상향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세제 완화, 은행 가계대출 경영목표 관리 시 지방대출은 예외로 하는 방안, 지방 다주택자 세제 완화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건설업계가 제시한 의견들은 정부와 협의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박정경·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