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끄는 윤 대통령… 공수처 ‘강제수사’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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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영장 신청’검토 착수

尹, 2차소환 서류도 거부 전망
체포영장 집행땐 충돌 가능성

검찰 수사자료 못받은 공수처
尹조사 준비과정 ‘난항’ 불가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채 오는 25일 2차 소환통보에도 불응할 의사를 내비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하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공조수사본부(경찰·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는 윤 대통령의 일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소환조사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계엄군 지휘부를 조사한 검찰 수사자료를 아직 넘겨받지 못한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23일 공수처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2차 소환일인 25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3차 소환통보에 나서는 대신 법원에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두고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가 대통령실과 관저 등에 우편을 통해 보낸 서류는 이날 도착할 예정인데 윤 대통령 측이 재차 수령을 거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수처의 2차 소환통보는 공수처가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윤 대통령 수사를 일임하게 된 이후 나온 출석요구여서 사실상 ‘최후통첩’이라는 해석이다. 공수처는 지난 16일에도 윤 대통령에게 18일 출석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다만 체포영장이 발부돼도 실제 집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공수처 주변에서는 대통령 경호처와 수사기관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가 이뤄지면 공수처는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군·경찰을 투입했는지를 우선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공수처는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윤 대통령 수사에 필요한 질문 구성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수처는 검찰이 수사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계엄군 지휘부 수사 자료를 이날 현재까지 넘겨받지 못했다. 검찰은 구속 피의자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료를 모두 넘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로서는 윤 대통령 조사에 앞서 해당 기록을 검토·분석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공수처 등의 수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 중이다.

경찰도 현재 통신사로부터 윤 대통령 통화내역을 넘겨받아 계엄 관련자들과 어떤 통화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경찰이 넘겨받은 통화내역은 비화폰(보안전화)이 아닌 일반전화에 대한 것이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통화내역을 분석하면 계엄 관련자들의 사전 공모 여부, 윤 대통령의 계엄 전후 행적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엄 직전 국무회의 참석자 중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제외한 전원을 소환 조사한 경찰은 윤 대통령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하달했다는 ‘지시문건’도 확보해 검토 중이다. 경찰은 국무회의 참석자들의 진술·관련 증거를 토대로 당시 국무회의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선형·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