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없도록 채무조정… ‘위기 자영업자’에 3년간 2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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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

연체우려 차주 이자감면 지원
年 10만명 121만원 부담 덜어

폐업예정자 대출장기상환 지원
재기자금으로 1.7조 공급 계획

은행권,금융지원 정례화 우려도

은행권이 대출을 성실히 상환하고 있지만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연체 전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채무조정·폐업지원 금융 지원 대책을 내놨다. 재기 의지가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추가 사업 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도 내놓았는데, 이를 위해 은행권은 3년간 약 2조 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소상공인 대출이자 환급을 골자로 한 2조 원대 규모의 소위 ‘상생금융 시즌1’보다 이번 ‘상생금융 시즌2’가 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어지는 상생금융 지원이 정례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사원은행 은행장들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지원’ ‘상생보증·대출’ ‘은행권 컨설팅’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우선, 맞춤형 채무조정은 연체하기 전의 소상공인 차주를 대상으로 장기분할상환, 이자감면 등 선제적인 채무조정을 해 주기로 했다. 은행권은 연체 우려 차주의 기준을 계량화·세분화하고, 기존 사업자대출을 최대 10년의 장기 분할상환상품으로 대환해 주고, 금리 감면 조치도 병행해 주기로 했다.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0만 명의 소상공인이 전체 대출액 5조 원에 대한 이자 부담을 1210억 원 정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차주당 연간 121만 원의 금리 감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

폐업자 지원 방안은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부담을 줄이면서 사업을 정리하고, 정상 상환 중이던 남은 대출금을 천천히 갚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다. 차주가 원하는 범위 내에서 최장 30년까지 지원하게 된다. 성실 상환자 등 재기 의지가 있는 사업자나 경쟁력 제고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들이 추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상생 보증·대출’ 관련 상품도 마련되고, 금융·경영지원 등의 컨설팅도 제공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방안을 통해 소상공인 25만 명의 대출액 14조 원에 대한 금융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권은 연간 6000억∼7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방침인데 관련 신청을 최소 3년간 받는다고 할 때 약 2조 원 규모의 상생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