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첩 작성경위 추궁… ‘노상원 - 김용현 대질’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출근하는 공수처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26일 3차 소환 통보를 하기로 한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이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은 ‘수사2단’ 관계자 소환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실행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이 경찰에서 넘겨받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상대로 구체적인 계엄 모의 정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 노 전 사령관이 작성한 이른바 ‘계엄 수첩’에 대해 작성 경위와 시점, 김 전 장관과의 사전 상의나 보고 여부 등을 철저하게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26일 오후 구속 중인 노 전 사령관을 구치소에서 불러 수첩 내용의 진위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 24일 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5일 노 전 사령관이 운영한 ‘점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계엄 선포 이후 체포조 운영 정황’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 유도’ 등 충격적인 내용의 계엄 모의 및 외환 유도 정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예비역 신분으로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비롯한 군 현역 지휘부에게 사실상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계엄 준비 과정에서 김 전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주기적으로 보고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전 장관은 27일 구속 시한이 만료된다. 검찰 특수본이 김 전 장관을 제때 기소하려면 김 전 장관을 상대로 수첩 내용과 비상계엄 간 연관성을 확인하는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검찰 특수본이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 간 대질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경찰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드러난 계엄 비선조직 ‘수사2단’과 관련, 군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 폭을 넓히고 있다. 전날에는 수사2단 단장으로 내정됐던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 경기 안산시의 패스트푸드점에서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과 함께 노 전 사령관을 만나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혐의를 받는다. 구 여단장은 계엄이나 수사2단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여인형 전 방첩사령관·노 전 사령관 등 4명을 외환죄 중 일반이적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강한·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