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뒤 기소된 박근혜… 윤석열은 ‘내란·외환죄’ 소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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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사례와 같은점·다른점

둘다 수사·탄핵심판 동시 진행
朴, 검찰·특검 ‘대면조사’무산
尹, 헌재서‘셀프변론’가능성도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심판과 내란죄 등 수사를 동시에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2016년 말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심판과 수사를 거의 동시에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일부 유사한 대응 양상을 보이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예비 대리인·변호인단은 향후 탄핵심판 및 수사 대응 과정을 논의 중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사례를 적극 참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정치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헌법·법률 위반 사실이 인정돼 결국 파면(탄핵)됐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탄핵심판 절차가 개시돼 91일 만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탄핵안 가결에 앞서 2016년 11월 국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이 통과돼 다음 달 특검팀이 출범하면서 특검 수사와 탄핵심판 절차가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

먼저 수사 대응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국방부 조사본부가 참여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모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의 두 차례 소환통보까지 합쳐 모두 4차례나 수사기관 요구에 불응한 셈이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당시 검찰과 특검의 초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은 헌재 파면 결정 이후 11일 만에야 이뤄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도 대리인을 통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는 ‘셀프 변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재는 결정문에서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문제가 된 혐의가 내란·외환죄에는 해당하지 않아 헌법상 불소추특권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형사사건 재판과 탄핵심판이 동시에 진행되지는 않고, 파면 결정 이후인 2017년 4월 17일에야 기소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내란죄 혐의가 적용돼 불소추특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권 등을 중심으로 비상계엄을 선언하기 위해 ‘북풍 공작’을 준비했다는 의혹도 확산하고 있어 사실로 드러나면 외환죄도 성립할 수 있다.

현재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 서류 수령을 사실상 거부하고, 대리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아 고의로 ‘지연 전략’을 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시간여 만에 관련 서류를 수령하는 등 탄핵심판 절차에 있어서는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