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FTA 31일 발효… 자동차 수출관세 철폐

바나나 수입관세도 단계적 폐지

오는 31일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필리핀으로 수출되는 국내 내연기관 자동차에 부과되던 현지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필리핀산 바나나는 국내 수입 시 부과되던 30%의 관세도 향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라져 소비자 체감 가격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필리핀 FTA 홍보 설명회’를 열고 이번 FTA 발효에 관한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4일 국내 비준 절차를 마친 한·필리핀 FTA는 이달 31일 발효될 예정이다. 한·필리핀 FTA는 한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다섯 번째로 체결한 양자 FTA로서, 높은 관세 철폐율이 특징이다.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의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는 한·아세안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대비 한국은 0.7%포인트, 필리핀은 7.3%포인트 각각 높은 수치다.

필리핀에 수출되는 국산 자동차는 이번 한·필리핀 FTA 발효의 대표적 수혜 품목이다. 그간 필리핀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FTA가 발효되면 내연기관 승용차·화물차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또 현재 4%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1%포인트씩 관세가 인하돼 2028년 1월 1일부터는 완전 철폐된다. 한국 측은 필리핀의 관심 품목인 바나나 관세를 현재의 30%에서 매년 6%포인트씩 단계적으로 낮춘다. 국내 유통 수입 바나나는 대부분 필리핀산이다.

정 본부장은 “우리의 주요 교역국인 필리핀과의 FTA 발효는 우리의 무역망을 확충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